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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자기계발

만화 까대기 이종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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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대기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일상 감동적인 만화 한편 소개드립니다. 감동적인 만화책 추천, 취향 저격 만화책을 포스팅 드립니다.

(읽으면서 격하게 공감을 합니다. 저의 과거 경험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 작가의 말
택배는 나에게 만화였다. 나는 6년 동안 택배 회사 다섯 군데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인 '까대기'를 했다. '만화가 이종철'보다 '까대기꾼 이종철'로 더 오랜 시간을 지냈다. . . 까대기 알바를 하는 게 부끄러워서 숨기기에 급급했던 내가 이제는 내 이름으로 만화 '까대기'를 세상에 내놓게 됐다.

- 꿈과 열정
지방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이바다는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일명 까대기를 시작합니다. 실제 경험을 만화로 그린 작가는 6년 동안 택배회사에서 까대기를 했습니다. 같이 땀흘리며 서로를 챙겨주는 동료들, 몸이 아파 쉬고 싶어도 손해나는 비용과 벌점 때문에 억지로 일해야 하는 기사님들, 만화는 물류센터에서 벌어지는 고된 노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만나게 된 만화 까대기.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만나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매합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어쩌면 지금도 겪고 있는 이야기.)

- 나의 이야기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 사는 나는 온라인으로 셔츠 하나를 주문합니다. 주문을 확인한 업체는 포장을, 업체와 계약한 A택배 기사는 상품을 실어서 지점으로, A지점에 도착한 상품은 화물차로 A택배 중앙물류센터로, 그리고 밤샘 분류 작업을 한 뒤 은평 지점으로 이동, A택배 은평 지점은 하차 작업을 합니다. 이것이 택배가 오는 과정입니다.

- 까대기
까대기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중노동입니다. 화물차 한 대에 실려있는 택배는 많게는 천개 정도입니다. 한 대의 물량을 하차하는데 40~50분이 걸립니다.

(나이 많은 우씨 아저씨와 젊은 만화가 지망생 이바다 작가의 만남과 인사입니다. 갑자기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 잠시 김포에 소재한 모 물류센터에서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했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지만, 아마 다행이란 표현이 맞겠지요? 저는 6월에 현업으로 다시 재취업하여 그 때보다 좋은 조건으로 지금까지 다니고 있으니까요.)

(꿈을 위해서 택배 알바를 선택한 주인공의 모습을 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돈'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자본주의 세계입니다.)

- 나의 하루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2~3시간 낮잠을 잡니다. 그리고 만화를 그립니다. 오전에 까대기를 하고 나머지 시간을 내 시간으로 씁니다.

(당시 저는 해외 배송 관련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상품이 입고되면 하차하여 분류를 진행하고, 분류된 상품들은 따로 배송 지역별로 나눈 후에 스캔 작업을 하며, 다시 출고 작업과 배송이 진행됩니다.)


- 그들의 사연
"세상살이에 사연없는 사람이 없지. 저기 있는 부부는 예전에 식당을 크게 했다가 쫄딱 망했지. 저기 덩치큰 친구는 대학생 때 아빠가 되서, 저기 갈색 잠바 입은 기사는 은행원이었고. 나는 몇 년 전만 해도 인쇄소 사장이었어, 그런데 망하는 거 한순간이더군."

(제가 잠시 몸 담았던 그 곳 역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했습니다. 20대에서 30대 그리고 저와 동년배도 있었고, 형님들도 계셨고, 아직도 생각납니다. 오랬동안 일했던 현업에 염증을 느껴서 나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업의 울타리 바깥 세상의 한계를 느껴서, 저는 다시 현업 복귀를 하게 됩니다.)

(빨간잠바 택배기사의 일상입니다. 이른 새벽 시간에 주섬주섬 살슴살금 나옵니다.)

(간선 차는 밤새 지점에서 물류센터로, 물류센터에서 다시 지점으로 와야 합니다. 택배 기사들은 간선 차가 물류센터로 출발하기 전에 서둘러 상차 작업을 끝냅니다.)

"어떻게든 젖지 않게. . . 물건은 괜찮네 에효, 수수료 7백원 벌려고 생 쇼를 하는구나."

- 만화를 그리다
어릴 때부터 늘 땀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만화를 그렸습니다. "택배 일 하는 사람들을 그려 봐야겠다."

(제 생각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기록이 되고, 기록은 스토리가 되며, 스토리는 컨텐츠가 됩니다.". 컨텐츠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내는 시간과 우리는 컨텐츠입니다. 아울러 좋은 컨텐츠는 좋은 생각으로 좋은 행동을 하는 우리가 좋은 컨텐츠입니다.)

- 묻지 않은 이유
기사들은 더 좋은 조건으로 말없이 일터를 옮기곤 했습니다. 기사들에게는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첫 날 아저씨는 제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언제든 헤어질 준비를 하는거지."

(제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도 인원 변동이 엄청났습니다. 만화를 보면서 공감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일을 하면서도 늘 마음속에는 더 좋은 조건으로 반드시 이직하리라는 생각을 가졌으니까요.)

특수 고용직이란, A택배 회사는 지점장과 택배 지점 운영에 대한 위탁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지점장은 택배 기사와 배송 영업에 대한 위탁 계약을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특수 고용직 이야기입니다.

- 재회
첫 날 제 이름을 묻지 않았던 아저씨를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나는 조금 다른 후반전을 준비합니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까대기 작업 같습니다. 우리가 내리는 배추들은 경매에 낙찰된 배추입니다. 배추를 일정 높이 만큼 파레트위에 놓고 비닐로 래핑합니다. 그러면 지게차가 파레트를 들고 배추를 낙찰된 가게로 옮겨 줍니다. 가게에서는 배추를 다듬는 작업을 합니다.

- 아픔
시급제 아르바이트는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습니다. 당연히 일을 못하면 그만큼 돈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급제 알바는 아프면 안됩니다.

(시급제 알바 뿐만 아니라, 정규직 직원도 아프면 안됩니다.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아프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아픈 순간부터 가족과 주변에 짐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니까요. 그래서 사회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전국의 택배는 중앙 물류센터로 모입니다. B 택배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에서 보내는 택배는 경기도 이천의 물류센터를 오고 갑니다. 그리고 지방의 택배는 충북 옥천 물류센터를 오고 갑니다. 택배 물류센터를 허브 터미널이라고 부릅니다. 이천이나 옥천이 허브 터미널이 되는 까닭은 택배의 분류, 이동이 효율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수십만 개의 택배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곳이라 물건이 분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택배의 '블랙홀', '옥뮤다 삼각지대'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그린 만화라서 더욱 공감이 형성됩니다. 그리고 꿈과 목표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는가도 느껴집니다.)

- 전화
(드디어 꿈이 현실화 되는 순간입니다. 작년 21년 6월에 저도 물류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합격 소식을 전달 받았거든요. 그 기억과 저 장면이 오버랩 됩니다.)
"작가님, 제가 일하느라 이제야 확인했습니다. 당연히 해야죠. 네, 네. 알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나의 6년여 동안 다섯 군데 택배 회사 까대기 이야기는, 새로운 작품으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책의 뒷 표지입니다.

책 표지의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작가의 말에서 '택배는 나에게 만화였다' 라는 말. 이 두 문장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까대기였습니다. 여러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내돈내산입니다.

2022.8.28.일.
오늘 한줄.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이름의 까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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