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읍내와 나의일상
오늘 월요일 일상을 기록합니다.
1. 오전 6시 40분 기도와 기상 그리고 출근준비
(매주 월요일은 유독 일어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2. 오전 7시 20분 지하철 탑승
(매일 지금 시간대는 탑승객이 너무 많아서 늘 끼여서 갑니다.)
3. 오전 8시 30분 사무실 입실
(매주 월요일 업무, 매출점검, 회의자료, 월요회의, 주간계획 등등 입니다.)
4. 오전 8시 40분 카카오톡 대화
(잠시 동갑내기 친구와 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제가 저번 주 이발을 해서 깔끔하다고 덕담을 건넵니다.)
5. 오전 8시 50분 회장님 입실
(회장님께서 사무실로 입실하십니다.)
6. 오전 10시 티타임
(같은 사무실 타브랜드 부장님과 티타임을 합니다. 오전 회장님 말씀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눕니다.)
7. 오전 10시 15분 회의자료
(월요일은 진심으로 누구나 일어나는 순간, 천근만근의 하루입니다. 벌써 4시간이 지나갑니다.)
8. 오전 10시 30분 회의자료마감
(드디어 회의자료를 마감합니다. 파일은 공유폴더에 복사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기상과 출근 그리고 지하철 탑승. 사무실 입실과 동료와의 대화 그리고 티타임. 부담스럽지만 오너와의 대면으로 시작하는 본격적인 하루. 저의 일상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일상이기도 합니다.
우리읍내 오세곤 희곡번역 시리즈
우리읍내는 손톤 와일더의 작품입니다. 우리읍내 대략 줄거리는 평범하고 잔잔한 읍내를 배경으로 등장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냅니다. 제1막과 제2막까지는 잔잔함 그 자체입니다만, 제3막 부터는 등장 인물들의 일상과 나의 일상을 비교하면서 과연 우리 삶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제3막 시작, 어느 여인의 등장. 이 여인은 제1막과 제2막에 나왔던 등장 인물입니다. 사실 이 여인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출산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혼란을 겪게되고, 무대 감독에게 자신이 보낸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싶다는 부탁을 합니다. 그리고 무대 감독은 여인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지나간 일상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읍내 제1막 시작. 무대감독이 우리읍내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합니다. 자세히 읽어보면 우리가 보내고 있는 일상, 사소하게 지나칠 법한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일상을 보내면서 지나친 사소한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요?)
우리읍내 제2막 시작. 무대감독이 3년이 지난 시간을 설명합니다. 젊은이들의 성장과 졸업 그리고 사랑과 결혼, 우리의 일상과 다를바 없는 흐름입니다. 독자들께서 읽다보면 다소 지루하실 지도 모습니다.
(저는 지난 저의 일상을 잠시 돌아봅니다. 1주전의 일상과 1달전 있었던 일들, 그리고 1년전과 2년전의 기억들을 추억해봅니다.)
우리읍내 제3막 시작. 무대감독이 9년이 지난 시간을 설명합니다. (중략) 공동묘지에서 처음 등장했던 인물들의 근황을 간단히 소개하며 제3막은 본격적인 시작을 합니다.
(저도 함께 생각해봅니다, 10년전 2012년. 제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일들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죽은 이들은 우리 산 사람들을 별로 오래 기억하지 않습니다. 차츰 이승과 연을 끊고 야망도 기쁨도 고통도 사랑도 다 잊고 멀어져나갑니다.'
'어머니와 딸, 남편과 아내, 원수와 원수, 돈과 재물 이렇듯 중요하던 것들도 여기선 점점 빛을 잃거든요.'
(오늘 하루과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중요한 가치들은 과연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나요?)
'에밀리 : 어머님, 돌아갈 수 있죠? 저 세상으로요. 전 느껴요 전 알아요, 잠시 생각을 해봤어요. 농장을요, 잠시 가서 아이를 무릎에 앉혀봤어요. 생시처럼요. (중략) 슬펐던 날 말고, 기뻤던 날을 고르면 돼요. 네, 그낭리 좋겠네요. 애비하고 둘이서 사랑을 확인하던 날이요. 그럼 괴로울 까닭이 없잖아요.'
'무대감독 : 그 하루를 살 때, 자신을 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이 있을 겁니다.'
(우리읍내 멋진 대사 한 줄, 무대 감독님의 한 마디입니다. '그 하루를 살 때, 자신을 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이 있을 겁니다.'라는 말.)
'에밀리 : 한길이에요, 어머 약국, 식품점, 다 옜날 그대로네.'
'무대감독 : 네, 14년 전, 1899년의 모습이죠.'
'에밀리 : 어쩜 어렸을 때 그대로에요. 어머 우리집이에요. 저 하얀 울타리,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예뻤었지. 안에들 계세요?'
(제게도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 날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포항의 유년시절 어느 날, 엄마와 나 그리고 동생 셋이서 퇴근 길 아빠를 기다리던 그 날로. . . . . . .)
'에밀리 : 못 참겠어요. 저렇게 아름답던 분들이. 그렇게 늙으시다니, 엄마, 제가 왔어요. 어른이 돼서요. 전 엄마 아빠가 좋아요. 정말 못 보겠어요.'
(2012년 5월 결혼식, 뒤돌아서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저는 눈물을 흘린 기억이 납니다. 2014년 11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2015년 11월 아들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2022년 6월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에밀리 : 몰랐어요. 모든 게 그렇게 지나가는데, 그걸 몰랐던 거에요. 데려다주세요. 산마루 제 무덤으로요. 아 잠깐만요, 한 번만 더 보고요. 안녕, 이승이여, 안녕. 우리 읍내도 잘 있어, 엄마, 아빠, 안녕히 계세요. 째깍거리는 시계도, 해바라기도 잘 있어.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새 옷도, 따뜻한 목욕탕도, 잠자고 깨는 것도. 아, 너무나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이승이여, 안녕.' (우리읍내 최고의 대사 한 줄, 우리읍내 에밀리의 한 마디입니다.)
2022.6.20.월.
오늘 한줄.
언젠가 세월이 흘러 돌이켜보면, 너무나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월요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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