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쓰는 편지 6년전 아들에게 썼던 편지
[20161109 PM0730 에 아들 생일 날 혼자서 썼던 편지가 있었습니다. 보면서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네요.]
2016.11.9(수) PM0730
○○이에게. . .
작년 이맘때 쯤, 엄마가 고생해서 ○○이가 세상에 태어났단다,
아마 지금 쯤 집에서 야구방망이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겠지?^^
우리가 아직 갈 길이 멀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항상 ○○이의 일상을 감사하며 즐겁게 보내고 마음은 너그럽게 가졌으면 좋겠다.
본인의 능력과 역량이 남들보다 뛰어날 때 오만하지말고,
주변을 살피고 약한 사람들을 기꺼이 도울줄 아는,
그리고 네가 잠시 힘들고 지칠 때 기죽거나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매일 기도하고 기도하며 기도하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
한편으로는, 너무 똑똑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너무 정의롭지도 않았으면 해,
아울러 너무 책임감 있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그 똑똑함이 주변의 시기를 살지도 모르고,
그 정의로움 때문에 외로울 수 있으며,
그 책임감이 삶의 무게가 될까봐 걱정이되거든.
아빠는 그저 우리 ○○이가 즐겁고 행복한 아이였으면 좋겠다. . .
항상 가족의 소중함을 잃지말고, 친구, 동료의 고마움을 기억하는.
그리고 우리 ○○이 주변에는 항상 언제나 성실하고 현명하며 정의롭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우리 ○○이가 적어도 올바르지 않은 유혹을 뿌리칠 줄 알고, 비겁한 행동에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아빠가 퇴근길에 두서없이 쓴 편지이지만,
○○이도 먼 훗날 너의 아들에게 이런 편지를 남길 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야. . .
이따가 집에서 보자~^^
PM 0815
오늘 한줄
기록은 기억보다 강렬하다.